제주 고소리술은 한때 개성소주, 안동소주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소주로 손꼽을 정도로 그 명성을 떨친 술입니다. 향기롭고 진한 맛과 순한 듯하면서도 은근하게 올라오는 취기로 술을 마시는 흥취가 있고 숙취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손맛으로 빚어지고 오랜 기간 저온 항아리숙성으로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 고소리술의 특징 및 역사, 어울리는 음식 및 생산지를 알아보고, 진도홍주까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고소리술의 특징 및 역사
탐라시대부터 내려온 전통방식 그대로! 제주를 대표하는 고소리술은 오메기술이 등장하고 나서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난 다음 고려시대 몽골인이 제주에 정착하면서 전래된 술입니다.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개성과 안동에 소주가 유명한 것은 고려시대 몽골군이 그 지역에 주둔했던 결과입니다. 몽고군은 일본정벌을 위해 병참기지로 제주도에 주둔하며 증류주 제조기법을 전하게 되고 이후 조선시대에 널리 보급되어 저장용술로 자리 잡아 제주도를 대표하는 술이 되었습니다. 인공적인 일체의 첨가물 없이 옛 전통방식 그대로 제조하여 그 전통을 잇고 있습니다.
공장이 아닌 자연으로,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고소리술은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그 전수자에 의해 빚어지고 있습니다. 술이 대량생산으로 규격화되어있는 현재, 오래전 한국의 소중한 술 문화인 가양주 문화가 사라진 것을 보며 제조사 '제주술 익는 집'은 양조시설의 현대화를 과감히 포기하고 자연과 함께 느림의 미학으로, 전통방식으로 술을 빚고 있습니다. '제주술 익는 집'은 2018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여 양조장 체험과 지역 관광 등을 연계시키는 양조장 문화관광 상품입니다. '제주술 익는 집'에서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오메기술, 고소리술과 함께 토속음식 등에 대한 교육과 술빚기 체험 등 흥미로운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소리술과 어울리는 음식 및 생산지
고소리술은 우리나라의 전통증류기인 토기로 만든 고소리(소줏고리)로 직접내려 매우 귀한 소주입니다. 상압증류(일반 기압에서 증류)로 증류해 맛과 향의 풍미가 강하고 좁쌀과 보리가 들어가 독특한 크림 같은 맛을 지니고 있으며 기본 3년 숙성된 술이라 매우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름기 많은 고등어회와 잘 어울립니다.
제주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인 제주 성읍마을은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술 빚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제주 성읍마을은 1984년 국가민속문화재 제188호로 지정된 곳으로 유형, 무형 문화재와 옛 생활 자취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가옥과 고평오 고택, 고창환 고택, 과거 객줏집, 대장간 등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진도홍주
전남 진도의 특산품으로, 쌀을 사용해 발효와 증류를 거쳐 만들어지는 전통주 입니다. 진도에서 자생하는 지초로 걸러내는 과정을 통해 특유의 붉은색과 맛이 입혀지는데, 도수는 40도로 높은 편이지만 목 안에 큰 자극을 주지 않습니다. 홍주는 진도의 삼보삼락중 하나로 일컬어지는데, 여기서 삼보는 진돗개·구기자·돌미역을, 삼락은 민요·서화·홍주를 이릅니다. 전통적인 홍주의 제조법은 누룩의 제조, 담금 및 발효, 증류의 3단계로 이루어 집니다. 우선 보리와 쌀을 발효시켜 소주를 만든 다음 이를 지초 뿌리를 담은 삼베주머니에 통과시킵니다. 이 지초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지초의 색소가 술에 스며들면서 붉게 변하는 것입니다. 진도홍주는 1945년 광복을 맞기 전까지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제조되다가 이후에 단속이 심해지자, 일반 서민들이 생계수단으로 은밀히 제조하여 그 비법이 전송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1993년 창립한 진도 전통 홍주 보존회에서 보존·개발·산업화하고 있으며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26호에 의해 전승되었습니다. 한편 홍주와 관련해 전해오는 가장 유명한 일화는 조선 성종 때 경상도 절도사였던 허종의 이야기입니다. 이에 따르면 허종이 아침부터 홍주를 마시고 출근하다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입궁하지 못했고, 이에 당시 중전이자 연산군을 낳은 윤 씨를 폐비시키는 어전회의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허종은 한참 뒤 연산군이 벌인 갑자사화에서 당시 어전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죄를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